중년 아줌마가 본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

여름이 다 끝나가는데 왜 이렇게 더운것이냐고 딸래미가 물어봅니다.
“정말 많이 덥지?”
이번 여름방학에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수양회에 다녀왔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하나님의 말씀과의 만남, 많은 깨달음이 있었고, 그 중에서 큰 기억은 아무래도 염소, 고티 아저씨,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의 찬양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저는 왕년에 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전국민이 환호하는 조용필이 TV에 나오면 채널을 바꾸어 버렸고, 가수들의 공연에 가 본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도 사정은 그다지 다르지 않아서, 아니 사실은 더 심해져서 누가 인기있는 가수인지, 어떤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드라마인지도 모릅니다.
자, 그런 답답한 아줌마가 그저 큰 부흥집회이겠거니 하고 애나하임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때 저희 학교가 부활절 연합예배의 찬양을 맡아서 새벽에 여의도 광장에 갔었던 것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간 유일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상과 달리 따뜻한 저녁 날씨, 엄청나게 좋은 자리에 배정된 한국어 서비스 좌석.
그렇지만 처음 들어보는 곡조와 무슨 말인지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찬양에 그저 시키는 대로 일어서서 박수를 쳤습니다.
단지 청각 장애인을 위해 수화로 번역 찬양을 하는 자매 두 분의 몸짓에서 엄청난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들의 온 몸에서 기쁨이 터져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30분 정도 운동장이 터지도록 시끄로운 소리로 찬양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대의 다른 쪽에 새로운 밴드가 등장해서 들어본 곡조의 찬양을 시작했습니다.
“Undignified.”
엄청나게 방정맞은 곡조라서 한 번도 따라 부른 적이 없었던 찬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 가사가 어떤 지도 몰랐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 찬양을 부른 사람들이구나.’ 이 정도가 제가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찬양하시는 분이 염소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르고, 머리는 사자 갈기처럼 사방으로 뻗치도록 부시시한 머리 스타일에 엄청나게 말랐는데 동생 옷을 빌려입은 것처럼 몸에 거의 딱 맞는 남방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있던 은혜도 날아갈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흠, 탐탁치 않게 생각이 들었지만 제가 거기서 뛰어내려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지라 견디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런 가사 더군요.
‘I will dance, I will sing , To be mad for my King.
Nothing Lord, is hindering, The passion in my soul.
And I’ll become even more undignified than this.
Na, na, na, na, na, na! Hey!’
단지 자막으로 나오는 가사 중에 for my king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나 봅니다.
‘이 사람이 하나님을 왕으로 부르네?’ 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염소 아저씨를 향한 반감이 수그러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찬양은 “There is no one like you. 당신과 같은 이는 없습니다.”
‘이 사람이 그래도 하나님에 대해 하는 고백이 있나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이런 가사가 있었습니다.
‘How could you be so good to me? 제게 어떻게 이렇게 잘 해 주세요?’
저도 가끔 하는 고백인지라 나와 같은 고백을 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찬양에 제 마음을 열어 박수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서부개척 당시에 불렀을 것 같은 찬양을 벤조 반주에 맞추어 부르기도 하고, 인도자가 시키는 대로 따라 했지요.

그러더니 분위기가 바뀌고 새로운 찬양이 시작되었습니다.
‘Turn your ears to heaven and hear the noise inside…
귀를 돌려 천국으로 향해 그 곳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라고 시작되는 찬양.
저는 개인적으로 천국을 좋아합니다.
성경 구석구석에서 보여주시는 천국을 발견할 때마다 그곳이 너무 좋습니다.
왕의 후원, 뜰, 보석 길에, 정금으로 만든 의자, 왕의 풍부함을 따라 나누어 주시는 음식, 그런 풍부함도 좋고, 좌우간 천국이라는 것이 좋지만,
나 같이 왕궁은 커녕 왕이 사는 높은 성벽 밖에서 왕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던 종 같은 사람을
갑자기 왕이 내게 직접 찾아와서 “내 사랑하는 딸”이라고 불러주시며 초대하신 자리가 제게는 천국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십자가 보혈 없이는 살짝 훔쳐 볼 수도 없었던 그 천국이 내가 영원히 살 곳이라는 것이 항상 저를 감격시킵니다.
그런데 이 찬양은 시작부터 그 천국으로 내 귀를 돌리게 합니다.
‘The sound of angel’s awe, the sound of angel’s songs
그 천국 안에서 천사들의 탄성이 들려옵니다.
천사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옵니다.
And all this for a King, We could join and sing, all to Christ our King.
모두 우리의 왕께 향한 소리입니다.
우리도 함께 찬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왕되신 그리스도를 향한 찬양입니다.’
분명히 내 몸은 여기 지구 위의 어떤 큰 야구장에 있는데 내 생각과 영은 천국에 가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두 모여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높이는 찬양의 자리.
그렇게 찬양은 잔잔히 이어지더니 짧게 고백을 합니다.
‘Oh, praise Him, oh, praise Him. He is holy, He is holy.’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 천국에서 천사들과 사람들이 모두 모여 하나님 앞에 서서 찬양하다가 두 손 높이 들고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고백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당신은 거룩하십니다. 당신은 거룩하십니다.’

간주도 없이 2절이 시작됩니다.
‘Turn your gaze to heaven and raise a joyous noise.
The sound of salvation come, the sound of rescued ones
And all this for a King, angels join to sing. All for Christ our King.’
눈을 돌려 천국을 보세요. 그리고 즐거운 소리를 높이세요.
구원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모두 왕을 향한 소리입니다. 천사들도 합세해서 노래합니다.
우리의 왕 그리스도를 향한 찬양입니다.”
제가 또 좋아하는 단어는 왕입니다.
하나님이 내 왕이라는 사실앞에 내가 누구인지 항상 깨닫게 합니다.
나는 왕이 사는 높은 성벽 밖의 거지였었다는 사실.
사람이 그냥 밟으면 그저 죽을 수 밖에 없는 지렁이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
너무 더러워서 거룩하신 하나님과 도저히 함께 있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라는사실.
그럼에도 왕되신 하나님이 직접 오셔서 나를 왕의 보좌 앞으로 옮겨주셨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 이 모든 죄를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이 다 덮었기에 하나님은 그 보혈만을 보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만이 내 왕이시며, 예수님 만이 내 왕이시며, 성령님 만이 내 왕이시라는 것을 순간마다 기억하며 살려고 애씁니다.
그럼에도 어느 새 내가 왕의 보좌에 슬쩍 엉덩이 들이밀고 앉아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왕의 그 빛나는 왕관도 내 머리에 은근슬쩍 얹어 놓고요.
성 밖의 거지였던 주제에 말입니다. 죄로 새까만 내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있을 수 있게 되었는데도 말입니다.
찬양 중에 왕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저는 언제나 손이 하늘로 향합니다.
왕 앞에서 나같은 사람이 가만히 왕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있을 법이나 한 일입니까?
왕께 최대한으로 예의를 갖추어야 할 것 같아서요.
내가 찬양하고 있는 왕은 최대의 경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시기 때문에요.
어느 새 저는 두 눈을 감고, 두 팔을 하늘 향해 높이 들었습니다.
찬양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Oh, praise Him, oh, praise Him, He is holy, He is holy.
Oh, La la la la la la, Oh, La la la la la la,
Oh, La la la la la la, Oh, La la la la la la,
Alleluia, Alleluia, He is holy, He is holy.’

후렴부가 반복되고 저는 계속 눈 감고, 두 팔 들고 서 있었습니다.
찬양이 끝이 나서 눈을 떴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눈을 떠 보니 눈 앞은 낭떠러지, 지금 제가 야구장 2층 관객석 제일 앞에 서 있었던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지요.
나중에 그 웹사이트에 가서 보니까 그 찬양을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다 눈 감고, 팔을 높이 들고 찬양을 하더군요.
정말 가사대로 우리가 천사들의 찬양에 합세해서 함께 하나님 앞에서 찬양하는 것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고티 아저씨에 대해 말하다보니 우리 식구 모두가 그 찬양에 은혜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곡이었는데 아들 녀석이 말하기를 언젠가 자기 컴퓨터에서 제 컴퓨터로 옮겨 놓아서 제 컴퓨터에 이 곡이 있다는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컴퓨터부터 켰습니다.
있더군요.
그리고 다시 천국에 갔다 왔습니다.

후에 보니까 이 고티 아저씨의 찬양에는 ‘King’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찬양마다 ‘오, 랄랄랄랄랄라,’ 처럼 의미 없어 보이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너무나 크신 하나님, 위대하신 하나님, 지존하신 하나님, 왕되신 하나님께 사람의 언어로 다 찬양할 수 없어서 그렇게 단지 소리로만 찬양올리는 것 같아서 또한 은혜가 됩니다.
그 날, 고티 아저씨는 우리가 지금 하는 찬양은 시편 98편에서 여호와께 즐거이 소리칠지어다의 그 즐거운 소리라고 말했었습니다.

1. 새 노래로 여호와께 찬송하라 그는 기이한 일을 행하사 그의 오른손과 거룩한 팔로 자기를 위하여 구원을 베푸셨음이로다
2. 여호와께서 그의 구원을 알게 하시며 그의 공의를 뭇 나라의 목전에서 명백히 나타내셨도다
3. 그가 이스라엘의 집에 베푸신 인자와 성실을 기억하셨으므로 땅 끝까지 이르는 모든 것이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보았도다
4.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이 소리칠지어다 소리 내어 즐겁게 노래하며 찬송할지어다
5. 수금으로 여호와를 노래하라 수금과 음성으로 노래할지어다
6. 나팔과 호각 소리로 왕이신 여호와 앞에 즐겁게 소리칠지어다
7. 바다와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주하는 자는 다 외칠지어다
8. 여호와 앞에서 큰 물은 박수할지어다 산악이 함께 즐겁게 노래할지어다
9. 그가 땅을 심판하러 임하실 것임이로다 그가 의로 세계를 판단하시며 공평으로 그의 백성을 심판하시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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