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건강의 가치

저는 감기를 잘 걸리지 않는 편이라 한 6년 만에 감기를 앓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번 걸리면 몰아서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르게 됩니다. 그 것도 몸살까지 겸한 감기라 오늘 겨우 숨을 돌리며 어제 올리지 못한 글을 올리게 됩니다. 사실 육신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때는 지난 주일이었습니다. 심한 기침과 고통스런 몸으로 토요일을 꼬박 새우고 교우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봐 애써 떨리고 어지러운 몸을 부추기며 태연하게 설교를 마치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웠는 데 요즘 감기가 무섭다는게 더욱 실감이 날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교우들 중에 감기에 걸린 분들이 많으신데 쾌차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이틀 가까이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대로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침대가 병석이란 말이 맞을 정도로 병석은 건강할 때 잊어버리고 사는 축복들을 많이 깨닫게 해 줍니다.

먼저 저는 몸의 고통에 감사했습니다. 한센병의 세계 최고 권위자 폴브랜드 박사는 자기 몸이 쑤시고 아프고 고통스러울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합니다. 통증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이고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이라고도 합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한센병의 무서움을 아는 자 다운 감사입니다.
육신의 아픔만이 아니라 삶의 여러가지 아픔 역시 다 하나님의 선하신 목적이 있기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아픔도 감사할 수 있을진대 그 외에 것들은 더 말할 것도 없는 감사의 내용들입니다. 병석에 누워서 생각해 보니 감사할 내용들이 저 우주의 별들보다 더 많았던 것입니다. 감기로 인해 후각과 미각을 잃어 사과 맛을 전혀 못 느끼기고 먹으면서도 지금까지 입맛을 잃지 않고 살아온 것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저는 병석에서 인간의 연약함을 제일 많이 깨닫습니다. 감기 앞에서도 맥을 못추는 인간이 스스로 자랑할 수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병석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참 비싼 침대입니다. 시편을 보면 병상에 있는 성도들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바라보는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병석에서 시간을 잘 보낸 사람은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병석은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거룩한 소원을 갖게 해 줍니다. 건강의 가치를 알게 해 주는 병석은 삶의 가치도 동시에 깨닫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내려놓지 못한 것들을 깨닫게 해 줍니다. 중요하지도 않은 것들과 유치한 것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주장했던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다시 보게 해주고 그 것에 더 힘써야 되겠다는 열망을 심어줍니다.

보다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보다 관대한 사람이 되고 싶고, 보다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고, 보다 나누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고, 보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보다 예수님을 닮은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을 말입니다.

사랑하는 선한목자 교우 여러분, 이 번 한 주간도 건강의 가치와 삶의 가치를 바르게 인식하며 살아가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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